참가후기

DTU 김현지

2014.04.11 김현지 해외단기유학

  안녕하세요. 2011년 가을학기 동안 Technical University of Denmark에서 공부한 기계공학과 08학번 김현지입니다. 제가 갔던 학기를 마지막으로 덴마크로 가는 프로그램은 없어졌다고 들었는데, 다른 유럽 국가로 가시더라도 도움되시면 좋겠습니다.

 

 

 

1. 출국 전 준비

 

a) 비자

저는 출국 전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이 비자였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90일 동안 비자 없이 자유로이 머물 수 있지만, 이 이상 있으려면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덴마크의 경우 교환학생 합격 통보를 받으면, 학교에서 ST1 서류(Application for a residence and work permit for students)를 보내줍니다.이 서류로 거주허가를 받으면 3개월 이상 체류할 수 있고(보통 학기 전후로 각 한달 정도 더 여유 기간을 줍니다.) 일주일에 정해진 시간 이하로 일도 할 수 있습니다.

ST1 및 필요한 다른 서류를 준비해서 스웨덴 대사관으로 가셔야 합니다. 덴마크의 거주허가 관련 업무도 스웨덴 대사관에서 접수 받아 덴마크로 넘어가기 때문인데, 덴마크 대사관이 아니라서 궁금한 점을 질문해도 답변해 주지 못합니다. 확실한 것은 덴마크 이민국으로 직접 전화하는 것이므로 저처럼 두 번이나 수업을 빠지면서 서울 올라가는 수고 하지 마시고, 미심쩍은 부분은 미리 전화해서 확실하게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b) 과목 신청

DTU의 경우 과목 정보를 상당히 자세하게 제공해 주고, 그 수업을 전에 들었던 학생들의 성적분포도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점을 모르고 신청하였는데, 미리 알고 있다면 수강 신청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직접 수업을 들어보기 전까지는 어떤 수업인지 100% 알 수 없기 때문에, 학기가 시작한 후 수강 과목을 바꿀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세요. DTU는 수강정정 기간이 매우 길어서 조급하지 않게 정정할 수 있었습니다.

 

 

 

2. 과목 정보

아래는 제가 수강한 과목입니다.

 

a) Fundamental problems in fluid dynamics

POSTECH에서 열유체공학1,2를 모두 수강한 상태였고, 다른 분야보다 더 관심이 가서 신청하였습니다. 제가 있었던 학기에는 특별히 MIT 수학과에서 교환교수가 왔던 학기라, 그 교수님과 DTU의 원래 과목 담당 교수님 두 분께서 반씩 강의하셨습니다. 제가 들었던 과목 중 가장 수학을 많이 썼고, 그래서 영어는 가장 문제없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학부생보다 석사과정 학생을 위한 강의라는 느낌이 많았습니다. 석사과정 학생이 더 많이 수강하기도 하였고 학부생들은 처음 듣는 용어나 내용이 많아 어려움을 겪는 듯 보였습니다.

 전체 10명 정도의 학생이 작은 회의실 같은 방에서 한 테이블에 둘러 앉아 수업을 들었는데, 소규모라서 수업 운영이 매우 탄력적이었습니다. 보통 50분 강의 후 10분 휴식하는 식으로 4시간 수업을 듣는데, 이 수업은2시간을 연속으로 강의하기도 하고 학생들끼리 수업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인터넷에서 바로 찾아 공유하고 즉석에서 토론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스스로 반성도 많이 하고 자극도 많이 받았습니다. 지식적인 측면을 떠나서 가장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수업입니다.

이 수업은 oral test로 평가하였는데, 강의하셨던 교수님 두 분과 inspector 자격의 코펜하겐 대학교 교수님 한 분 앞에서 시험을 치릅니다. 한 학기 수업 내용을 총 9개 정도의 주제로 나누어 놓고 학생이 랜덤으로 숫자를 고르면 해당되는 주제에 대해 10분 동안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합니다. 10분이 지나면 발표 내용에 대해5분 동안 교수님들께서 질문하시고, 그 후 다시 10분 동안, 아까 고르지 않은 다른 주제에 대해 아무 내용이나 물어봅니다. 그렇게 25분의 시험을 본 후 학생은 나가 있고 5분 정도 grade에 대해 상의하신 후 점수를 바로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의 시험은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었고 내용도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 자신 없는 과목이었는데,직접 교수님들과 얼굴을 맞대고 시험을 보니 계산실수라거나 핵심이 아닌 수학적 전개는 빨리 넘어가고, 내가 진짜 내용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가 그대로 드러나서 오히려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b) Fracture mechanics

이 과목은 학부생들도 많이 듣는 강의였고, 실제로 기계구조역학이나 재료가공 시간에 배웠던 내용 정도의 바탕만 있으면 크게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수업 중간 중간 회사나 다른 연구소의 강사를 초청하여 fracture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수업 내용이 실제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알려주어 좋았던 수업입니다. 교수님이 매우 열정적이셔서, 2시간 수업 후 2시간의 연습시간 동안 계속 돌아다니시면서 학생들에게 어려움은 없는지 물어보시고, 질문을 받아 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c) Combustion and high temperature processes

이 과목은 기계공학과 과목 중 연소와 환경의 대체과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수강하였습니다. 화학공학과와 기계공학과의 공동 강의였는데, 같은 문제를 두고 화학공학에서의 접근방식과 기계공학에서의 접근방식이 달라서 흥미로웠습니다. 프로젝트의 비중이 높았는데,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다른 나라 친구들과 몇 주 동안 얘기하고 보고서를 고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d) Introduction to MATLAB programming

MATLAB 기초를 알려주는 수업입니다. 기초라서 전혀 어렵지 않았고, pass/fail 이기 때문에 부담도 적은 과목이었습니다.

 

e) 기타

DTU에는 우리 학교의 교양 과목에 해당하는 과목이 없습니다. 모두 전공 과목인데, 공대이다 보니 타과 과목을 듣는다고 해도 인문학부의 과목을 들을 수는 없습니다.

수업 교재는 매우 비싼 편인데, 학교 도서관에 e-book 형태로 구비하고 있는 경우 프린트를 무제한 할 수 있기 때문에 교재를 사지 않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수업은 출석을 체크하지 않습니다. 학생이 수업을 잘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교수가 불이익을 주지도 않습니다.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더라도 시험만 잘 보면 A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출석체크가 없다고 해서 학생들이 수업을 빠지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시간표를 보면 오전 혹은 오후 내내 4시간 연속해서 한 과목이 배정되어 있는데, 보통 50분 수업 후 10분 정도 휴식시간을 가지므로 부담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요일에 10ECTS 짜리 과목을 듣는다면 8시간 연속해서 한 과목을 듣는 경우가 되는데, 저는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습니다.

 

 

 

3. 생활

 

a) 기숙사

한국 교환학생들은 모두 campus village에 배정받는 것 같았습니다. 한 달에 50만원 정도로 가장 싸고, 학교 건물들과 가깝지만 전부 교환학생들만 살기 때문에 덴마크 학생들과는 교류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 점은 별로 상관 없어서 기숙사에 크게 불만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컨테이너라고 들어서 걱정하고 갔는데 내부는 생활하기에 불편함 없이,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부엌이 공용이라 다들 부엌에서 요리를 해 먹기 때문에 기숙사 메이트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 컨테이너의 경우 일주일마다 한 나라씩 돌아가면서 자기 나라의 음식을 대접하였는데, 이런 식으로 교류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b) 학교 외 활동

저는 POSTECH에서 댄스 동아리 활동을 하였는데, DTU에는 스트릿 댄스 동아리가 없어서 학교 밖의 학원을 다녔습니다. 다른 물가가 엄청 비싼 것과 달리 댄스 학원은 상당히 저렴해서 오히려 왔다 갔다 하는 차비가 더 많이 들었습니다. 외국인이 저 혼자였지만, 덴마크인들은 영어를 매우 잘 구사하기 때문에 저를 위해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해 주었습니다. 수업은 한국과 별로 다르지 않았고, 따라가기 좋은 수준이었습니다.

교환학생을 간 동안 특별한 취미활동 없이 학교와 기숙사만 왔다 갔다 하기보다 밖으로 나가서 뭔가를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2학기에 북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면, 10월 말 즈음부터 해가 일찍 져서 방안에만 있게 되기 쉬운데, 이런 식으로 취미활동을 하면 보다 활기 있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c) 물가

물가가 비쌉니다. 그러나 재료를 사서 밥을 해먹는다면 식비는 많이 걱정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가장 가까운 학교 내 NETTO는 저렴한 편인데, 조금 더 비싸지만 질이 나은 물건을 취급하는 마트들도 있으니 편의에 따라 이용하시면 됩니다. 마트에는 어디나 요거트나 우유, 치즈 같은 유제품이 많은데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싸고, 맛은 좋아서 많이 먹었습니다.

교통비도 10장짜리 클립카드를 사면 절약할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과 그 주변은 zone으로 지역을 구분하는데, DTU에서 코펜하겐까지는 5존입니다. 클립카드를 사지 않으면 60DKK이므로 편도 12000원인 반면 5존짜리 클립카드를 이용할 경우 한 번 사용 시 29.5DKK 이므로 편도 약 6000원에 나갈 수 있는 식입니다. 저는 자전거를 사서 가까운 lyngby 역이나, 사슴공원 등으로 자주 나갔습니다. 중고로 산 후 한국으로 돌아올 때 비슷한 가격에 팔면 되기 때문에 자전거를 사는 것은 추천합니다. 덴마크는 자전거 도로가 매우 잘 되어있습니다. 아무리 시골의 좁은 길을 가도 자전거 도로가 꼭 있고, 자전거용 신호등도 많습니다. 그러나 야간에는 꼭 라이트를 켜고 다녀야 하고 한 자전거에는 꼭 한 명만 타야 하는 등의 법규를 잘 지켜야 합니다.

덴마크에는 한국인이 별로 없어서 한인마켓은 없지만, 코펜하겐 중앙역 근처의 중국, 동남아 마켓에서 고추장이나 냉동만두 정도는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보다는 kmall.de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기를 추천합니다. 다양한 한국음식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먹을 수 있고, 여러 명 모아서 주문하면 배송비 부담도 거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