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AEARU student camp를 기억하며

2014.04.09 민원자(화학3) 846727

 캠프가 끝나고 학교로 돌아온 지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 이곳에 온 후로 계속 정신 없이 바빠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캠프 동안 있었던 일들이 아련한 추억같이 느껴진다. 그때를 다시 돌아보면 그곳에서는 크게 불편한 것도 없었고 편안했고 즐거웠다. 그리고 처음엔 낯설었지만 지금은 보고싶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같은 문화권이기 때문에 다들 익숙하게 느껴졌을까? 놀라웠고 또한 기뻤다.

    캠프에 갈 수 있게 되었을 때 흥분되고 기뻤다. 첫 번째 해외여행이었고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하지만 그냥 좋아했을 뿐, 큰 준비는 하지 않았었다. 나에겐 단지 즐기기 위해 가는 곳이었으므로 미리부터 많은 준비로 머리 아프고 싶진 않았다.

    첫째 날, 새벽부터 서둘러 출발했기 때문인지 아주 피곤했다. 간단히 저녁식사를 한 후 게임을 하고 잘 시간이었다. 그러나 역시 우리네 문화권 사람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밤을 고스란히 잠으로 채우지 않았다. 꼭 수학여행 갔을 때처럼 밤늦도록 이야기를 했다. 조금은 심각한 이야기들도 했었고 그냥 우리 생활하는 이야기들도 했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인데도 많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이 신기하고 좋아서 피곤했지만 늦도록 이야기한 것 같다.

    “탕탕탕” 그룹 리더의 문 두드리는 소리로부터 둘째 날 아침은 시작되었다. 어제 늦게 잤기 때문에 무척이나 잠이 고팠지만… 내 영어가 불평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기에 순순히 일어났다. 아침을 먹고 조금은 큰 강의실로 갔다. 거기서 Opening ceremony 후에 각 학교들의 소개가 있었다. 다들 준비를 많이 해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들이 준비한 사진과 presentation이 우리가 학교 소개를 위해 가지고 갔던 비디오 테이프과 비교가 되었고 준비를 적게 한 것에 대해 후회했다. 그룹별로 사진을 찍었고 캠퍼스 투어를 했다. (어디어디를 갔다가 아니고 그냥 캠퍼스를 걸어다녔다고 해야할까) 오후엔 Topic에 관한 세미나가 있었고(우리 그룹은 이때 간밤의 피로를 풀기 위해 맨 뒷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 물론 아닌 친구들도 있었지만) 랩투어도 했다. 랩들은 공간이 넓은 것을 제외하면 우리학교와 상당히 비슷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BBQ night였다. 너무 기대를 많이 했기 때문일까. 약간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그 실망스러움을 달래줄 무언가가 있었으니(역시 우리네 문화권 사람들은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 후에 다소 예술성이 깃든(끔찍했단 뜻이다 – 적어도 나에겐) 디저트 맛은 잊지 않을 것 같다. 또 어김없이 밤은 찾아왔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 나진 않지만… 암튼 또 늦도록 이야기를 했다.

    그 다음날도 학교가 아닌 다른 곳으로 다녔다는 것 말고는 그룹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비슷비슷한 일정들이 이어졌다. JUMBO 라는 물위에 떠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것과 그 후에 보았던 빅토리아 Peak에서의 보았던 도시의 야경이 생각난다. 모던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아름답다는 말이 나왔으니 ‘홍콩의 밤거리~’ 하는 노래를 왜 불렀나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

    넷째날, 낮에는 seminar와 contest, 밤에는 camp fire가 있었다. 초등학교 때 캠프가면 하고 놀던 것처럼 신나게 뛰어 놀았다. 이제는 캠프에 참가한 사람들 얼굴도 익숙해지고 끔찍하게 느껴지던 이곳 음식들도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물론 이전까지 음식을 잘 못 먹었다는 건 아니다. 덜 잘 먹었다는 것이지) 내일 있을 장기자랑을 준비하기 위해서 그룹 사람들이 모두 모여 연습을 했다. Beauty & Beast. 어디서 아이디어들이 나오는지…. 재미있는 연극이 될 것 같았다. 연습이 끝나고 Kaist에서 온 창현이와 여진이와 장기자랑 이야기를 하였다. 대학별 장기자랑도 준비해야 했으므로. 장기자랑은 그룹별로 한다고 알고 있었기에 그다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는데, 대학별로도 한단다. Kaist와 함께 할

생각을 했고 우리들끼리 임의로 결정을 했다. 춘향전. 가장 간단하게… 주인공도 간추려서. 하지만 미지수였다. 모두들 자고 있었고 다들 자면서 내일 아리랑 부를 생각을 하고 있을 터였다. 암튼 대충 각본을 짜고 내일 생각하기로 했다.

    다섯째날, 이제 캠프의 시작보다 끝이 더 가까웠다. 그날도 학교 아닌 다른 곳을 더 많이 다녔고, 저녁때는 장기자랑을 했다. 끼 있는 사람들이 모였는지… 다들 없는 시간에 잘들 준비한 것 같았다. 한편 대학별 장기자랑은….(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 장기자랑 30분 전, 춘향전을 하기로 “결정” 했다. 대충 각본을 이야기했고 창현이가 해설을 하고 반 판토마임 형식이었다. 대단했다. 연습을 전혀 안 했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잘 했고 해냈다는 뿌듯함이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또 밤이었다. 그 날은 중국에서 온 친구 Liping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 북한과 한국의 관계에 대해서. 캠프에는 중국에서 온 사람들도, 타이완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 사이에는 북한과 우리 같은 미묘한 관계가 있고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신경 쓰인다고 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타이완에서 온 Norman이 자기 나라를 nice라고 말했을 때 중국인들의 기분을.

    여섯째날, 박물관에 갔다. 홍콩이 침략 당한 역사를 나열해 놓은 박물관. 영국의 침략에 이은 일본의 통치…. 이것이 일본인들에게는 상당한 충격 이었나보다. 특히나 박물관에 온 다른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이것은 단지 역사가 아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다른 곳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들을 계속 하였다. 왜곡된 역사와 지금의 관계들. 짧은 시간이었고 예상대로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지금 나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주제중의 하나가 되었다. 저녁때 서로의 주소를 나누고 계속 연락하자고. 인사했던 조용한 시간 후에 약간은 어색하게도 시끄러운 Disco 시간이었다. 평소에 거의 춤을 춘 적이 없어서 어색하기만 했던 시간. 그렇지만 여기저기 끌려 다니면서 춤을 추어야했던. 날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일까, 그다지 용기는 필요하지 않았고 즐거웠다.

    마지막날 아침부터 떠나는 친구들을 보며 이제 끝이 났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정말 우리학교처럼 익숙했는데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쉬웠다.

    아련히 기억나는 그 시간들… 즐거움, 좋은 친구들, 기쁨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 여러 가지 생각을 했고 아쉬움도 많지만 즐거움이 더 컸던 소중했던 시간들, 기쁜 경험이었고 소중한 추억이었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마음을 접고 앞으로 그때 만난 친구들과 연락할 시간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