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건 그날 밤…

2014.04.09 윤여진(무학1) AEARU Student Summer Camp

난 그곳에서의 하루하루를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들을 쌓아가면서 보낼 수 있었다. 그날도 역시 하루의 일과를 거의 끝내고 여기저기서 새로 사귄 친구들과 둘러앉아 얘기를(물론 영어다! 이야~ )나누고 있었던 참이었다.

    이젠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방으로 향하던 나는 게스트룸(비슷한 건데 이름을 아직도 모른다)에 몇 명의 우리 그룹 애들이 있는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끼여들었다. 그런데 굉장히 심각한 얼굴로 내가 온 것은 신경도 쓰지 않고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토론의 화제는 굳이 화제의 형식으로 말하자면 ‘일본과 한국의 관계와 개선 방안’이나 ‘일본과 한국 사이의 역사적 관계와 현대 사회에 있어서의 관계’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형태의 것이었다. 원래 역사 이야기를 좋아하고 그런 얘기만 나오면 쉽게 흥분하는 나였던 지라 언제 피곤했었냐는 듯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친구와 싸울 때에는 항상 제 3자의 입장에서 양쪽의 입장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그랬던가? 일본과 우리의 입장도 어쩌면 비슷한 입장이 아닌가 싶었다. 앙금이 깊게 쌓일 만큼 쌓인 상태라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배려와 관심, 대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솔직히 나만해도 일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아는 것은 별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교과서에서 신물나게 배운 여러 가지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은 결국 교과서를 저술한 한 사람의 의견에만 의존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고, 이는 일본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우리가 토론하고 상대와 싸우기 위해서는 – 이런 단어를 선택하고 싶지는 않지만 결국 우리가 지금 행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줄다리기와 같은 싸움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 상대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그 지식은 내 나름대로 일본인 저자의 책이나, 우리 나라 사람들의 여러 일본에 관한 책들에 관해 읽음으로써 쌓일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지식도, 어떠한 역사적 사실도 객관적일 수 없다. 그 사실이라는 것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한 개인의 사고의 틀 속에서 저술되고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일본’이라는 나라를 생각할 때 ‘증오’ 내지는 ‘미움’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사고하고 행동했었다. 이것이 교육의 결과이든 내 스스로 학습에 의한 결과이든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여러 가지를 알아보지도 않은 채 쉽게 특정한 관념을 강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솔직히 이러한 관념만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다른 나라에 대한 생각은 편견인 경우가 많았다. 단지 한쪽 사람의 이야기만을 들은 채로, 혹은 흔히 주위에서 전해져 오는 관습을 그대로 따르는 채로 말이다. 그러나 이번 캠프를 통해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다양한 관점을 가진 – 물론 동아시아의 일부의 아이들뿐이었지만 –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러한 나의 자세가 매우 잘못되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펼 수 있는 이러한 자리를 가질 수 있었던 이번 기회는 어쩌면 나에게 찾아온 커다란 행운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이러한 편견 깨기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언젠가 나도 좀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다는, 아니 나가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준비해야 할 것도 상당히 많을 것 같다. 다음 번에는 스스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많은 지식과 다른 나라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많은 지식을 준비한 상태로 여러 친구들을 만난다면 또 다른 시각에서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직 나는 너무 어리고 아는 것도 별로 없다. 그러나 내가 성장하고 더 크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언제까지나 내가 어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온실 속의 화초보다는 밟혀도 살아남는 법을 배운 잡초의 인생살이가 나에게 더 많은 깨달음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은 이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