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어학연수] University of Westminster (2009-11-22)

2014.04.29 송영선 Summer Session
20080448 물리학과 송영선

 

영국 런던의 중심부인 옥스퍼드 서커스(Oxford Circus)에 위치한 웨스트민스터 대학(The University of Westminster)은 한 달 간의 섬머세션을 위해서는 최고의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수업 이외에는 딱히 할 게 없는 미국의 대학들에 비해서, 영국, 그것도 런던 시내 한복판에 있는 이 학교는 수업이고 뭐고 떠나서 ‘런던에서 한 달’ 동안 지낸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최고의 메리트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런던에 다른 대학도 많지만, 서울로 치면 명동 한복판에 학교가 있는 꼴인 이 웨스트민스터 대학은 런던의 다른 학교에 비해서도 앞서 언급한 메리트 면에서는 가히 따를 자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유럽에 있다 보니 코스가 끝난 이후(혹은 시작 전에) 유럽여행도 더불어 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본인의 경우는 유럽 대륙 대신 스코틀랜드 투어를 했었다). 이렇게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영어실력 향상을 떠나서 평생 잊혀지지 않을 근사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웨스트민스터 대학이라는 선택은 절대 후회하지 않게 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 대학을 선택한 이유이다.

 

 

1. 출국준비 :

 

가고자 하는 학교를 선택했다면 3월 달부터 정신이 없을 것이다(정신이 없게 되길 추천한다). 가장 먼저 비행기 표를 예약해야 한다. 다른 후기들에서도 봤겠지만 역시나 예약은 빠르면 빠를수록 싸다. 또한 늦어지면 출/입국 날짜를 원하는 대로 정할 수가 없어서 여행에 차질이 생기기도 쉽다. “아직 여행 계획을 다 짜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예약을 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경험상 출/입국 날짜를 먼저 정한 후 여행 계획을 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대략 수업 3~4일 전에 출국을 하고, 수업 끝난 지 보름 정도 있다가 입국하는 것이 많은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택하는 경로인 걸로 기억한다.

 

비행기 표 예약과는 별도로 학교에 지원서를 내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수강이 가능한 과목이 여러 개 있었는데, 잘 보고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기를 바란다. (참고로 본인은 English Language and Cultural Studies라는 과목을 수강했었다.)

 

이 외에도 여권이 없다면 포항시청에 가서 여권을 만들도록 하자. 영국은 6개월 이내로 머물 경우는 비자가 필요 없기 때문에 따로 비자를 만들 필요는 없다.

 

 

2. 학교생활 :

 

앞서 언급했듯이, 웨스트민스터 대학은 옥스퍼드 서커스(Oxford Circus)라는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다. 이 옥스퍼드 서커스에서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를 거쳐 트래팔가 광장(Trafalgar Square)에 이르는 거대한 번화가는 런던의 가장 핵심적이고 중심적인 지역으로, 문화, 관광, 쇼핑 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이러한 곳이 웨스트민스터 대학을 다니게 되면 한 달 동안 매일같이 보는 등굣길이 될 것이다.

 

이런 천혜의 지리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영어 수업 자체만을 놓고 보면 그저 그런 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수강생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프랑스, 멕시코, 중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왔으며 대학생, 직장인, 노부부까지 그 스펙트럼이 상당히 다양했다. 따라서 운이 좋다면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영어뿐만이 아닌 열린 마음을 배워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상당수의 반에 상당수의 중국인들이 포진해있기 때문에 문화적 다양성을 접하기는커녕 중국어만 배워가게 될 수도 있다. (이것은 절대로 중국인에 대한 비하가 아니다. 중국인이 많다는 것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실제로 상황 자체가 그러했다. 특히 내가 속했던 반의 경우, 수강생의 대략 70%정도가 중국인 이었다!) 수업 시간에 다루던 주제들도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했다. 이 점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고, 또 선택한 과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정도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숙소는 학교 기숙사를 이용할 수도 있고, 인터넷을 조금만 부지런히 뒤져본다면 그보다 가격이 훨씬 싼 민박집을 구할 수도 있다. 민박집을 찾을 때는 가장 중요한 것이 학교와의 접근성(중심지와의 접근성)이라고 생각하는데, 되도록 1존에 위치한 민박집을 선택하기를 추천한다.

 

 

3. 런던생활 :

 

런던은 세계적인 대도시이다. 런던의 오랜 역사와 전통, 방대한 문화&관광자원은 해마다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원천이다. 그러나 많은 해외여행자들이 런던을 그냥 ‘유럽 여행의 일부’정도로 생각하고 보통 3~4일 정도만 머물다 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따라서 이들이 런던에서 하는 것이라곤 기껏해야 ‘관광’정도로, 겉모습만 겨우 보는 정도이지만, 섬머세션에 신청하고 학교 수업을 들으며 한 달을 사는 것은 그야말로 ‘런던생활’을 하는 것이다.

 

정말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생활’은 ‘관광’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한 달을 런던에 머물면서 하는 것은 그야말로 거기서 사는 것이다. 늘 타고 다니는 지하철&버스 노선을 외우다시피 하고,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 터벅터벅 발걸음으로 마트에서 장바구니 가득 먹을 것을 사오기도 하는 등 관광과는 다른 일상생활을 한다는 점은 매우 이색적인 경험이다. 그러면서도 내일은 어디를 갈까, 주말에는 어떤 도시로 갈까 하고 고민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런던이다. 그만큼 길지 않은 이 생활 자체가 즐거움의 연속이다.

 

영국은 우리나라와 생활, 문화적 측면에서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 다르다. 따라서 한쪽으로 치우쳐진 시야를 넓혀 타 문화&생활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일 것이다. 이처럼 자국과 타국에 대한 ‘차이점’은 여행자마다 다르게, 다른 정도로, 다른 의미로 느끼고 이해할 것이며 가장 할 말이 많은 부분일 것이다. 이 차이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사람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나의 의견을 따로 피력하진 않겠다. 정말로 직접 부딪혀보고, 느껴보는 것이 그 나라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한 가지 절실히 느낀 것은, ‘정말 뚱뚱한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아마도 다들 런던 가이드북을 하나씩 사겠지만, 조금 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생활 정보를 조금 전달하고자 한다. 먼저 런던의 물가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서 알겠지만 가히 살인적이다. 특히, 식료품의 가격이 정말로 비싼데, 마트(주로 TESCO나 Sainsbury)에서 파는 일반적인 샌드위치 하나가 보통 2파운드정도 한다. (영국의 화폐의 단위는 파운드와 펜스인데 100펜스=1파운드이고, 1파운드는 보통 한화로 약 2000원정도 한다. 따라서 샌드위치 하나가 거의 4천원인 샘이다. 맥도날드 빅맥 세트의 경우, 2009년 여름 기준으로 4.09파운드였다!) 우울한 사실은, 그나마 이 샌드위치나 빅맥이 가장 싼 편이어서 큰맘 먹거나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니면 보통 이런 샌드위치나 빅맥, 또는 아침에 만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곤 했다. 그래도 운이 좋다면 숙소 주변에 매우 싸게 파는 할인마트가 있어서 식재료들을 엄청 싸게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식료품은 살인적일 정도로 비싸지만, 의외로 의류는 생각보다 많이 비싸지는 않다. 학교 부근의 Oxford street와 Regent street는 정말로 쇼핑의 천국인데, 비싼 명품이나 브랜드 뿐만 아니라 TOPSHOP, NEXT 등의 쇼핑 센터도 있는데, 이런 곳은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서 학교 마치고 여러 번 들러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브랜드 가게에도, 한국에는 없고 런던에만 있는 희소가치 높은 상품들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잘 찾아본다면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영국의 교통은 역설적이게도 매우 편하면서도 매우 불편하다. 먼저 편한 점을 꼽자면, 지하철이든 버스든 이용하기가 쉽고 목적지까지 찾아 가기가 수월하다는 것이다. 버스의 경우, 각각의 정류장에 여기서 무얼 타면 얼마 뒤에 어디로 도착한다는 등의 정보가 아주 상세하게 나와 있어서 런던 어디에 있든 원하는 곳으로 찾아갈 수 있다. 지하철도 마찬가지이다. 런던은 세계에서 지하철이 가장 먼저 생겨난 도시답게, 수없이 많은 노선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이용하는 사람도 어떤 노선을 어디서 타면 되는 지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답게 교통 측면에서도 이용자의 편의가 세심하게 고려되어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또 장난 아니게 불편한 것이 런던의 교통이다. 먼저 지상 위의 교통을 생각하여 보면, 런던은 오래된 도시인만큼 시내 중심부의 도로는 아주 폭이 좁다. 그러나 차량 통행량은 끔찍하게 많다. 따라서 버스를 타고 간다면 이건 단순히 차가 막히는 수준이 아니다. 정말로, 도심 한 가운데에서는 버스 말고 걸어서 가는 게 더 빠르다. (일례로, 본인의 경우 Piccadilly Circus 부근에서 15번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에 내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Her Majesty’s Theatre”라는 극장에서 오페라의 유령 표를 예매하고 약 버스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를 걸어서 다시 버스를 탔었는데, 그 버스가 방금 우리가 내렸던 그 15번 버스였다! 우리가 내려서 표를 예매하고 걸어가는 것 보다 버스가 느리게 갔었다는 말이다.) 지하철도 마찬가지로 불편한 점이 있었다. 가장 오래된 만큼, 지하철의 시설이 낙후되어 있다. 간혹 가다가 전력 공급이 잠깐 중단되어서 멈춘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그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승강장 내부의 환경도 열악했는데, 후덥지근한 공기에 쇠 냄새(?) 비슷한 퀴퀴한 냄새도 진동을 했다. 사람은 어찌나 많은 지 그 더운 지하철 안에서(여기는 에어컨도 안튼다) 수많은 서양인의 체취를 느끼면서 가는데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다(이 분들의 체취는 진심으로 장난이 아니었다).

 

교통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런던을 돌아다니려면 오이스터(Oyster) 카드라고 하는 교통카드가 필수이다. 이 카드는 하루나 일주일, 또는 한 달 단위로 충전하여서 쓸 수 있고, 한번 충전하면 그 기한동안은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카드이다. 버스 전용으로만 되는 것도 있고 버스와 지하철 다 되는 것도 있는데 버스 & 지하철 다 되는 것으로 하기를 추천한다. 오이스터 카드는 처음에 만들 때 3파운드의 보증금이 필요하고, 버스 & 지하철 1주일 이용권의 경우 충전 비용이 20파운드 정도이다(1~2존의 경우). 버스만 되는 충전은 가격이 더 싸지만, 이 걸 했다가는 아침 등굣길을 지하철 이용에 비해서 길게는 한 시간 정도 더 일찍 나와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게 된다. 지하철은 아침 등굣길이나 다른 곳에 정확한 시간에 일찍 도착해야 하는 경우에 주로 이용하게 되고, 버스는 시간 많을 때나 관광하러 다닐 때 많이 타게 된다. 너무나도 유명한 런던의 빨간 2층 버스는 런던 시내를 구경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관광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앞서도 말했듯이 관광은 런던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자 메리트일 것이다. 한 달 내내 돌아다녀도 다 못보고 가기가 쉽다. 보통은 학교를 가야 하는 평일의 경우, 런던 곳곳의 수많은 관광 명소를 돌아다니고 주말의 경우에는 교외로 나가기도 한다. 추천할 만한 교외지로는 Cambridge(캠 강에서의 펀팅은 영국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기억이다!), Oxford(캠브릿지를 갔다면 스킵해도 무방한 듯), Sailsbury(스톤헨지가 있는 곳이다), Dover(좀 멀지만 멋있다), Stratford-Upon-Avon(셰익스피어의 고향, 마을이 정말 예쁘다) 등 영국의 다양한 면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정말 많다. 이렇게 런던 내부든 교외지이든 갈 곳이 너무 많아서 계획을 어떻게 짜야 할 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계획 없이 그 전날 자기 전에 ‘내일은 어딜 가야겠다’하고 가도 무방하다.

 

 

 

 

한 달간의 섬머세션은 굉장히 좋은 기회이다. 일차적으로 수업이 제일 우선이지만 수업에서 얻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 확신한다. 단순 관광 명소만 훑고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그 나라에서 생활하면서 부딪히고 당황하고 이해하고 즐기고 하는 과정은 그 무엇보다 값나가는 경험이 될 것이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최대한 많이 얻고 갈 수도 있으나 직접 가서 몸으로 깨닫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상으로 웨스트민스터 섬머세션 후기를 마친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하고 싶은 말은, 사진 많이 찍기를 바란다! 런던은 정말로 어디든 카메라만 갖다 대면 작품이 나오는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