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어학연수자]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2004-12-01)

2014.04.17 김태환 Summer Session
0. 학교 선정 이유

여러 학교들 중에서 굳이 버클리를 선택한 이유는, 먼저 그 학교가 예전부터 관심 있는 학교였고, 또 Computer

Science분야에서도 최고의 학교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위에 스탠포드도 있고, 유명한 관광지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있다는 것도 한 이유가

되었다. 버클리의 자유로우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 그것을 느껴보고 싶기도 했었다

1. 출국준비

학기 중에 학업과 같이 출국준비를 병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러 서류들 준비와 예약들, 특히 비자 문제로 기말고사 기간에

서울을 다녀오는 것 등 여러 준비해야 할 것들은 계속 신경을 써야만 했다. 하지만 그나마 버클리의 경우는 ‘드림서치’라는 한국내 대행사가 있어

다른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준비할 수 있었다. 수강신청(버클리는 따로 Language Program이 없고 계절학기로 ESL이 개설된다.

따라서 다른 과목들처럼 수강 신청을 해야 한다)은 직접 웹에서 했고, I-20는 대행사를 통해 받았다. 그리고 기숙사의 경우도 대행사를 통해

구할 수 있어 편리했다. 항공편도 성수기임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으로 구할 수 있었다. 다만 비자는 학생비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직접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해야 했다. 같은 학교에 가는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다른 학교들에 비해 잘 모이지 못해서 정보 교환 같은 것이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2. 출발

처음 출발할 때의 두근거리는 마음과 막연한 두려움은 다 똑같으리라. 서울로 출발해서 비행기를 타고 13시간여의 비행 끝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그 푸르른 하늘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미리 마중 나온 사람도 없고 기숙사까지 혼자 찾아가야 했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바트라는 지하철이 있지만, 나중에야 익숙하게 이용하게 될 정도로 약간 복잡하고, 오랜

비행시간 끝에 도착해서 피곤했기 때문에 약간 비쌌지만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3. 생활

한가지 아쉬운 것은 충분히 예상했지만, 그 예상을 뒤엎고, 내가 지냈던 기숙사는 완전 ‘코리안 하우스’였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내

룸메이트 2명(3인실이었다)도 모두 한국인이었다. 외국인 룸메이트와 친해질 계획을 가지고 왔던 나에게는 많이 아쉬웠던 일이었다. 기숙사생의 거의

대부분이 나처럼 계절학기를 들으러 온 한국인, 대만인, 일본인 들이었다. 물론 유럽에서 온 얘들도 꽤 있었지만, 아무튼 Native는 아니어서

영어가 늘 기회가 별로 없었다. 수업은 3주간의 짧은 기간이어서 그런지 하루에 수업이 5시간씩 진행되었고, 또한 많은 숙제가 있어서 쉬운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중에선 수업에 대한 집중력을 잃어서 수업 내용을 잘 따라가지 못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여긴 미국이니깐 당연(?)하게도 교수도 Native였고 모든 것이 영어로 진행되었다. 게다가 교수의 발음은 정말 빨랐다. 약간

수준이 높은 Class라서 그랬는지 30%정도 밖에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고생을 했다. 하지만 모르면 계속 물어보면 친절히 가르쳐주어서 못

따라갈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학생들의 흥미를 위해 자주 학교 밖으로 나가서 수업을 진행하는 기회가 있었다. 특히 클래스 친구들과

샌프란시스코로 야구 구경을 간 것은 기억에 남는다.

또한 토론을 강조해서, 영어로 자기 생각을 말하고 자기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수업 진행 방식은 인상적이었다. 한 지문을 주고, 그룹별로

그 지문을 읽고, 저자의 의도와 지문의 각 문단에서의 주제들을 토론하고 정리해서 발표하는 것은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국어 시간 때 이렇게 수업을

진행한다면 언어영역 점수가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내가 국어교사가 된다면 이런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미국에 공부만 하러 간 것은 아니기에, 많이 놀러다녔다. 주말에 샌프란시스코에도 놀러가고, 스탠포드에 갔다 오기도 했다. 밤에

버클리 근처에 있는 바에서 술도 마시면서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얘기도 나누고, 클럽에서 춤을 신나게 추기도 했다. 다만 돌이켜보면 아쉬운

것은 영어가 많이 부족해서 친구들과 좀더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피상적인 얘기들에만 그친 것이다. 영어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그러나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일단 부딪히고 보는 것은 역시 효과가 있었다.

버클리의 분위기는 자유스러웠다. 풀밭 위에서 낮잠을 자는 사람, 책을 보는 사람, 도시락을 먹는 사람 등, 마치 공원 같았고, 학교

안에 원시림도 있고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최신 건물들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는 모습들은 참 부러웠다. 그리 큰 캠퍼스는 아니었지만 또 다시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캠퍼스였다. 다만 역시 공대 건물들은 구석에 있고 그나마 겉모습도 우중충한게 역시 이공계는 어쩔수 없나보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4. 여행

종강 후에는, 동부로 1주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예전에 미국에 와서 서부를 둘러본 적이 있었기에 동부로 여행을 계획했다. 뉴욕까지 가는

아주 싼 왕복 항공 티켓을 구할 수 있었고, 잠은 유스호스텔에서 자거나 버스 안에서 잤기 때문에 저렴하게 다녀왔지만, 그래도 우리 돈으로

70만원 정도 든 것 같다. 뉴욕에 도착해서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도 보고 자유의 여신상 밑에서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뉴욕 지하철은

1주일 정기권을 끊어 실컷 타고 다녔는데 서울 지하철이 훨씬 나았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뛰어다니면서 구경을 했어도 다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특히 이집트 유물과 앗시리아 유물이 기억에 남는다.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엄청 큰 공룡 뼈가 인상적이었다. 밤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서 뉴욕 야경을 구경했다. 3일밤동안 계속 뉴욕 밤거리를 걸어다녔지만 다행히도 아무일도 없어 참 감사했다. 뉴욕을 둘러본 후,

워싱턴으로 갔다. 워싱턴에서 링컨 기념관과 백악관, 여러 박물관들을 둘러보았다. 국회의사당과 여러 기념관들 사이에 박물관들이 줄지어 있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비행기와 우주선을 전시해놓았던 박물관이 기억에 남는다. 워싱턴엔 2일 머물렀지만 유명한 것은 다 둘러볼 수

있었다.

5. 느낀점

총 비용은 학교에서 지원해준 비용 외에, 총 350만원 정도가 든 것 같다. 미국 물가가 싼 편이 아니었기에 뚜렷한 목적이 없이 간다면

돈을 낭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달 정도밖에 없었지만, 특히 미국의 문화가 기억에 남는다. 남을 배려하는 문화(특히 문을 열땐 항상

뒤에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고, 차도에서는 항상 사람이 먼저다)는 정말 부러웠고, 나이와 국적에 상관없이 쉽게 친해지는 것도 부러웠다. 영어에

존댓말이 없다는 것도 한 이유이리라. 또한 수업방식 또한 단순한 주입식이 아닌, 참여를 유도하고 자기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영어 수업밖에 못 들었지만, 다른 전공 수업들도 들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 이런 수업 방식이 어릴땐 한국 사람들이

뛰어나지만 나이가 들수록 미국 사람들이 치고 나가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정말 영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딪히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어떨 땐 음식 주문이 잘못 나와 당황하기도 했었다. 영어를 잘 준비해서 가는 만큼 많이 배우고 느끼고 오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새로운 것을 부딪히는 것은 자기를 성장케 한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 준

학교와, 또한 여러 일로 수고해주신 국제 협력팀 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