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어학연수자]UC Santa Cruz를 다녀와서

2014.04.28 이재복 Summer Session

1. 출국 준비

 

– 출국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여권, 비자, 항공권이다. 내가 갔다 온 UC Santa Cruz는 미국에 있는 대학교이므로 미국 비자가 필요했다. 비자와 항공권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여권이 필요했으므로 먼저 여권을 발급받았다. 그런데 보통 우리 학교 학생들은 마감이 닥쳐야만 일을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여권을 발급 받는 데에는 10~15일 정도가 걸리므로 여유롭게 준비하도록 한다. 게다가 미국 비자를 발급받는 데에는 예약이 필요하므로 길게는 한 달 이상도 걸린다. 미국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비자를 발급받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것을 감안하고 여권을 준비해야할 것이다.

 항공권도 문제이다. 미국은 관광지로 이름난 곳도 많으므로 summer session을 시행하는 여름동안에는 그곳에 가고자하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항공권은 빨리 예약하면 할수록, 여러 곳을 경유하면 할수록 싸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항공권 예약을 미루다보면 그나마 직항하는 항공편도 예약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그리고 필수는 아니지만 한국의 집과 편하게 전화하기 위한 국제전화카드를 미리 구입해두기를 권한다. 나는 3만원에 600분짜리 카드를 구입하여 한 달 남짓한 여행 중 거의 매일 집에 전화할 수 있었다.

 

2. 기숙사 신청

 

– UC Santa Cruz ELI 프로그램은 해외에서 유학 온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세심하다. 나는 UC Santa Cruz 홈페이지에서 ELI 프로그램에 대한 항목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유학생들이 필요한 절차들을 대부분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에는 미국 학생 비자를 신청하는 방법, ELI 프로그램의 과목들, 기숙사 신청 방법, 홈스테이 신청 방법 등이 세세하게 설명되어있었다.

 

나는 Santa Cruz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였는데 신청에 있어 좀 아쉬웠던 점은 모든 절차가 온라인으로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기숙사 신청 양식을 제출하기 위해 해외교류팀에 가서 fax를 빌려 쓰기도 했다. 그리고 -이것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기는 하지만- 회신이 우편으로 배송되는 것을 며칠 동안 기다리기도 했다.

 

그리고 기숙사 신청이나 프로그램 참가 신청 등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미국에서 통용되는 신용카드를 하나쯤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 VISA 카드, American Express 카드 등이 그것이다. 나는 American Express 카드를 만들었는데 각종 결제를 하기 간편할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요긴하게 쓸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VISA 카드 만들기를 권한다. 두 카드 사이에 자세한 서비스 차이는 모르겠지만 VISA 카드가 American Express 카드보다 미국에서 더 널리 통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어느 가게에서 내 카드를 쓰려했을 때 그것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말에 당황했던 적이 있다.

 

3. 대학 생활

 

– 나는 4주짜리 프로그램에 참가했고 그 후 1주 동안 잠시 여행을 했었다. 약 한 달간 타지에 살면서 느낀 가장 큰 불편함은 아무래도 언어였다. UC Santa Cruz에 summer session 프로그램으로 참가한 사람은 나 혼자였는데 그 곳에서 어느 정도 적응을 하기 전까지는 무척 외로웠다. 그래서 혹시나 영어 실력이 빨리 늘어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까 싶어서 영문 해리 포터를 사서 읽었는데 외로움을 떨치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내 회화능력을 향상시켜주지는 못했다. 내 언어 문제는 미국 생활이 2주 정도 지났을 때에야 비로소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언어 문제 말고도 나를 괴롭혔던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시차다. Santa Cruz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해안 도시로써 한국과 시차가 16시간 난다. 미국에 간 첫날 나는 그 곳 시간으로 10시에 잠들었으며 3시에 깨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잠 자보려고 몸부림치다 6시에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에 다녀왔다. 이번 여행이 첫 해외여행이어서 유독 심했는지도 모르지만 말로만 듣던 시차의 고통을 뼈저리게 느끼고 왔다.

 

그것 말고도 나를 괴롭혔던 것은 음식이다. 나는 평소 무엇 하나 가리는 것 없이 잘 먹어서 세상 어느 오지에 떨어지더라도 음식이 안 맞아서 굶어죽을 일은 없으리라 자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 몸은 내 식성을 따라가 주지 못했다. 내 입은 한국에서 맛볼 수 없던 것이라고 즐거워하고 있는데 내 배는 이 요상한 것은 무어냐며 소화를 거부했다. 아침에 우유에 탄 시리얼, 점심에 타코라는 멕시코 음식, 저녁에는 평소 잘 안 가던 일식집에서 덮밥. 따로따로 떼어놓으면 일주일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별미들이지만 그것들이 연합을 하니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 음식들은 기름질뿐더러 양까지 엄청났다. 한국에서의 2인분이 그곳에서 1인분 정도 되어 보일 정도였으니……. 나는 음식 때문에 거의 3주 동안 설사로 고생했고 그 후로도 조심하지 않는 날이면 어김없이 배앓이를 했다. 결국 나는 편의점에서 쌀을 사다가 직접 밥을 해먹으며 끼니를 이었다.

 

하지만 미국 생활이 고생의 연속이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 근 3년 정도의 대학 생활에서 찾을 수 없던 평화롭고 보람차고 뜻 깊은 나날들이었다. 그냥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별 일 없어도 길거리로 나서는 것이 즐거웠고 계속되던 학업의 중압감에서 해방됨과 동시에 이국의 신선한 분위기를 만끽하는 기분은 초등학생 때 맞았던 방학의 그것과 비견할 만 했다.

 

UC Santa Cruz ELI 프로그램은 영어 수업을 하면서 일주일에 2번 정도 유학생들을 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축구, 비치발리볼, 해변에서 영화 관람, 지방 명소인 놀이공원으로 소풍가기, 미국 음식 만들어보기 등 미국에서 겪을 수 있는 경험들을 압축해서 우리들에게 제공했다. 특히 축구는 여러 번 했는데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과 같이 뛰어다니며 공을 차니 공 차는 재미보다 사람 보는 재미가 더 컸었다. 아프리카, 중동,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만 없을 뿐 그들의 모국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보면 대륙 중에서는 안 지나치는 곳이 없다.

 

친구들 사귀는 재미도 아주 컸다. 그들의 가치관은 제각각이었고 한국의 가치관과 비슷한 것을 가진 외국인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사회를 처음 접한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모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했다. 그 중에서 내게 큰 호감을 주었던 사람들은 중동사람들이었다. 그들과 친해진 것은 축구를 통해서였는데 축구하기 전에는 서로 전혀 몰랐고 그들은 나에게 무뚝뚝했다. 그러나 축구를 한바탕 하고나서 그들은 나에게 ‘my friend’라며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인마냥 살갑게 대해줬다. 그들의 보수적인 듯 하면서 호탕하고 애정 어린 대인 관계 유지는 신선하면서도 따라하고 싶어지는 것이었다. 에콰도르, 브라질 등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도 재미있었다. 웃음을 아끼지 않고 낙천적이며 쾌활한 그들의 아우라는 주변 사람들까지도 즐겁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4. 여행 정보

 

– 나는 Santa Cruz에서의 일정이 끝나고 그 근처에서 유명한 명소 몇 군데를 둘러보았다.

첫째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다. Santa Cruz에서 Merced를 경유해 가면 된다. Merced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이어주는 교통수단은 택시와 ‘YARTS’라고 불리는 버스밖에 없는데 불행히도 나는 Merced에 늦게 도착해 마지막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택시를 불러 세워 요세미티 공원까지 가는 데 얼마나 드는지 물었더니 100불 이상이란다. 너무 높은 가격에 낙심한 나는 차라리 Merced에서 하루 묵고 가기로 결심하고 여관을 찾았다. Merced는 약간 내륙이라 그런지 거의 사막 기후였다. 내가 여관을 찾아 헤맬 때가 저녁 7시쯤이었는데 여름인지라 아직 해가 떠 있었다. 져가는 해는 내 얼굴을 빨갛게 달구어 이곳이 사막이라는 것을 실감케 해주었다. 길 가던 사람에게 괜찮은 여관이 있냐고 물었더니 친절하게 어느 여관을 말해주었다. 그곳에 갔더니 주말이라 숙박비가 58불이라고 했다. 미리 예약해두었던 요세미티 공원 근처의 호스텔을 취소하고 그 여관에 체크 인 했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사막에서 밤을 보내게 되었다. 물건 살 일이 있어 밤에 잠시 외출했는데 지열이 살짝 올라오면서 공기는 시원한 기후가 꽤 좋았다. 그 근처를 구경하며 어쩔 수 없이 Merced에서 하루 머물기는 했지만 머물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귀한 경험을 더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다음날 YARTS 버스를 타고 요세미티 공원에 가서 호스텔에 머물며 2일 동안 구경했다.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요세미티 공원은 800m가 넘기도 하는 거대한 바위산들이 늘어서 있는 미국 서부의 유명한 국립공원이다. 그 웅장한 바위 산들 사이 평야에 서 있노라면 그야말로 호연지기를 닦으며 대자연을 한껏 들이킬 수 있을 것 같다. 순전히 돌만 있는 것도 아니고 거대한 폭포도 있다. 나는 엘 캐피탄, 하프 돔, 버늘 폭포 등을 보며 한국의 오밀조밀한 자연경관과 다른 거대하고 보는 이를 압도하는 자태에 입을 벌리고 사진기 셔터를 눌러댔다. 그리고 요세미티 공원은 관리가 잘 되어있어 야생동물도 많다. 산책로를 따라 걷던 나는 한 어미 사슴과 그 ㅅㅐ끼들을 볼 수 있었다. 사슴들은 사람이 익숙한지 사람이 그 근처에 가도 꿈쩍도 않고 묵묵히 풀을 뜯었다. 동물원도 아니고 야생 사슴이 이렇게까지 사람을 두려워 않을 수 있다니……. 그곳의 관광객들이 어떠한지를 알려주는 척도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우연하게 곰도 보게 되었다. 요세미티 공원에서는 흑곰에 의한 크고 작은 사고가 잦아 흑곰 주의라는 팻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내 바로 앞에 있는 흑곰을 본 것이었다. ㅅㅐ끼곰이라 우리-나와 여행 중 만난 동행-를 보고 달아나기는 했지만 다 큰 흑곰이었다면 큰일 날 뻔 했다.

 

요세미티 관광을 마치고 나는 마지막 목적지 San Francisco로 갔다. 그곳은 현대의 모습과 과거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었다. 각종 유명 상가가 들어서 있고 길이 잘 닦인 대다가 사람들이 붐벼 현대의 메트로폴리스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가 하면 San Francisco의 명물 케이블카가 대중교통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고 고전적인 석조건물이 많아 19세기 말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San Francisco는 여름임에도 매우 추웠다. 안개가 많이 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여객선을 타고 2층 갑판 위에서 금문교를 구경했는데 바람이 세찬대도 기온까지 낮아 몹시 추웠다. 게다가 짙은 안개로 금문교가 잘 보이지도 않아서 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San Francisco의 명소 ‘Pier 39’에 가서 모든 앙금이 풀렸다. 그곳은 온갖 가게들이 2층, 3층으로 하나의 부두 위에 몰려있는 것인데 쇼핑만으로 사람이 즐거워질 수 있다는 것을 그 곳에서 깨달았다. 정말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이국적 냄새가 풀풀 나는 가게들로만 빼곡했고 하나같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Pier 39 끝에는 알카트래즈 섬 전망대가 있었다. 그냥 보기에는 그다지 멀지도 않은 바위섬인데 한 때 탈출 불가능으로 악명 높은 감옥이었다니 흥미로웠다.

 

5. 유학 경비 내역

 

– 항공료: 약 120 만원   

  프로그램 참가비: 약 130 만원   

  기숙사비: 약 110 만원   

  각종 학생 서비스 요금: 약 30 만원   

  생활비와 여행 경비를 합친 총 합: 약 450 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