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그 해 여름 홍콩에서 보낸 소중한 시간들

2014.04.09 이재호(화학99) AEARU Student Summer Camp

1. Prologue

내가 처음 교내 회보에서 AEARU 학생 캠프에 대한 공지를 보았을 때 어떻게 발음해야 될지 모르는 생소한 캠프명과 함께 나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학교에서 제공하는 여러 국제 교류 프로그램의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다. 캠프를 다녀온 후 나의 생각은? It’s awesome! Fantastic!

 

2. 이번이 마지막이야

대학 4년 동안 나는 학교에서 지원하는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 지원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학교에서는 해외 단기 유학 프로그램, 해외대학 summer session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었지만 학점이 그리 좋지 않았던 나는 항상 미리 포기해 버리곤 했다. 하지만 작년에 친구들과 함께 일본으로 배낭 여행을 다녀온 후로는 생각이 달라졌다. 처음 밟아 보는 일본 땅에서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일본을 느낄 수 있었고 같이 같던 선배의 소개로 만난 일본 대학생들과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일본 여행을 통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나는 이번 여름에는 또 다른 나라를 여행하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나는 교내 회보를 통해 AEARU 캠프 참가자 모집 공지를 보게 되었고 이번이야 말로 학창 시절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한 번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작년에 캠프에 참가했던 과 선배에게 도움을 청했다. 선배는 AEARU 캠프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함께 지원 준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영문 자기 소개서 준비와 영어 인터뷰 준비를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다행이 내가 지원했던 홍콩이 대만보다 경쟁률이 낮았던 터라 나는 운 좋게도 학생 대표로 선발 될 수 있었다.

 

3. 이국적인 도시 홍콩, 아시아의 명문 대학 홍콩과기대

캠프의 목적은 토론만이 아니다.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학생들간의 친목 도모를 위해 캠프의 상당 부분은 홍콩 관광으로 채워져 있었다. 홍콩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여러 박물관이나 문화 유적(경마 박물관, 체쿵 사원, 역사 박물관, 문화 유산 박물관, 홍콩 도시계획 전시관)에서부터 홍콩의 과거와 현재를 느끼게 하는 홍콩 시내 투어(침사추이 거리, 타임스 스퀘어, 트램 투어) 그리고 쇼핑과 관광의 도시 홍콩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프로 그램 까지(하버시티 플라자, 몽콕 시장, 피크투어, 스타 페리 투어). 다소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홍콩의 모든 것을 몸소 느끼고 즐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캠프 프로그램들의 대부분은 홍콩과기대 캠퍼스 내에서 진행되었다. 홍콩 반도 동부 해안가에 바로 인접해 있는 캠퍼스는 정말 아름다웠다. 푸른 하늘과 그보다 더 푸른 바다 그리고 부두에 정박해 있는 하얀 요트는 나로 하여금 남태평양의 어느 휴양지에 와 있는 착각이 들게 했다. 캠프 기간은 방학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캠퍼스는 활기기 넘쳤다. AEARU 캠프 이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학술 및 국제 교류 행사가 열리고 있었고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도서관과 실험실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공부와 연구에 열중하고 있었다. 특히 홍콩 학생들은 영어를 정말 잘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다들 영어에 능숙했지만 홍콩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가장 좋았다. 나중에 알았는데 홍콩 학생들은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상용화 하고 있으며 커리큘럼상 대학에 들어오기 전에는 1년간 pre-school에서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한다.

 

4. Project Presentation – 믿어지지 않는 일등

이번 캠프에는 한국, 일본, 중국, 홍콩에서 온 3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를 했는데 이 외에도 캠프의 진행을 맡은 10명 정도의 홍콩과기대 학생들이 있었다. 캠프의 진행은 전적으로 학생들의 손에 의해서 이루어졌고 교수님의 역할은 세미나에서 강연을 해 주시는 정도였다. 캠프의 주제는 ‘Peace, Trust Balance in Asia’ 였다. 너무 추상적인 주제여서 그런지 처음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접근해 가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다. 학생들은 10명 정도씩 세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져 토론을 시작하였다. 우리들은 먼저 주제를 작은 주제들로 나누었다. 각각은 ‘각 나라의 문화적 유사점과 차이점’, ‘협력과 경쟁’,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제언’ 이었다. 낮에는 주로 세미나를 듣거나 공식 행사에 참가하거나 또는 홍콩 관광을 해야 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토론은 주로 저녁 식사 후에 시작되었는데 일단 토론이 시작되면 12시 넘기기가 일쑤였다. 드디어 일주일 간의 열띤 토론이 끝나고 마지막 발표날, 우리 pigeon그룹에서는 타이완과 중국간의 비행기 직항로 개통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남을 뉴스 형식으로 발표를 하였다. 발표 후 시상식을 가졌는데 뜻 밖에도 우리 그룹이 일등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우리들은 너무 기뻐서 환호성을 질렀고 다른 참가자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다.

 

5. 토론장 밖에서의 토론 – 한국 vs. 일본

 캠프 기간 내내 나랑 같이 방을 썼던 친구 히토시는 오사카대학교 생물학과 1학년 학생이었다. 캠프 기간이 7월 말이라 일본 대학들은 아직 학기 중이었고 그는 캠프가 끝나면 바로 기말 고사를 쳐야 한다고 하면서 토론이 끝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방에 들어와 미·적분학을 공부하곤 했다. 그런 그를 보고 있노라면 안쓰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장난기가 발동하여 그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개인적인 것으로 시작하여 차차 서로의 학교, 지역, 나라의 문화, 언어 풍습 등으로 발전하더니 급기야는 양국의 정치, 과거사, 영토 문제로 발전하게 되었다. 나는 독도 문제, 일본의 역사 교과서 문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서 나의 생각을 이야기 하였고 그의 의견을 물었다. 그는 자기 의견을 이야기 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다른 일본 사람들의 생각과 이런 문제를 대하는 일본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는 못하고 지쳐 잠이 들어야 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토론이었다고 생각한다.

 

6. Epilogue

이번 AEARU 캠프는 비록 7박 8일 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나에게는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다. 아니, 우리들이 함께 보낸 시간의 질을 생각한다면 7박 8일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그 시간 동안 그렇게 친해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잠을 자고 같이 쇼핑이나 관광을 하면서 우리는 많은 이야기 들을 나누었다. 또한 토론 시간에는 날카로운 질문들이 오가는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서로 친구가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나는 이번 캠프에 지원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을 빌어 학교와 AEARU 캠프 조직위원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