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교과목수강자]UCSD summer session II (2005-11-30)

2014.04.18 유성덕 Summer Session
기계과(생명과 복수전공) 01′ 유성덕

San Diego. 샌디에고라 하면, 누구나 언젠가 한 번쯤은 들어본 도시일 것이다. 하지만 정확히 어디 있는 줄은 모르는 그런 곳.

역시 본인도 이번 서머세션을 준비하면서 샌디에고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샌디에고라는 스[바른말 고운말을 사용합시다.](혹은 포르투기) 이름이 주는

왠지 모를 낯설음과 또한 기대감, 적어도 나는 샌디에고라는 이름을 들을 때 이런 것들이 느껴졌다.

UCSD 학교 선정을 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해변에 있어야 할 것. Bioengineering분야로 유명한 학교여야

할 것. 한국인이 거의 없을 시기에 써머세션이 열릴 것. 이 세가지 였다.

일단 캘리포니아는 첫번째 조건을 완벽히 만족 시킬 뿐만아니라, 늘 일상에서 들어 왔던 캘리포니아 오렌지, 캘리포니아 건포도, LA갈비

등을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따라서 UC계열의 학교를 하나 골라야 했는 데, 로스엔젤레스,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산타바바라 등 여러

학교가 있었다.

두번째 조건으로 UCSD는 biology 뿐만 아니라 bioengineering에서도 미국의 탑스쿨에 속했다. 미국의 대부분의 학교는

서머세션을 I&II라 해서 (이화여대의 개설학기처럼) 두 번에 걸쳐서 개설한다. UCSD의 경우 session I은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session II는 8월 초부터 9월 초까지 개설 되었다. 한국인이 몰리는 session I은 피했다. 미국까지 비싼 돈 주고 가서,

한 마디라도 영어를 더 나불거려보려는 이유에서다. 물론 혹자는 그건 사람 마음먹기에 따라 달린 거 아니냐라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지만, 해외여행을

한 번이라도 다녀왔다면 그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 것이리라. 이렇게 3대 원칙에 의하여 나의 서머세션 학교는 UCSD로 정해졌다.

어쩌면, UCSD를 UC, SungDuk이라는 말도 안되는 신념때문이었는지도… Behavioral Ecology 서머세션은 우리학교처럼

보통 2과목까지 들을 수 있다. 금전적 이유로 단 한과목만을 들었다. 한 과목이면 1500불, 2과목이면 2400불을 내야 하는데. 대략

천불이라는 돈은 애 이름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엄청난 고심 끝에 하나 골라낸 것이 Behavioral

Ecology(행동생태학)이다.

역시나 수업 선택 또한 몇 가지 원칙 아래 골라 졌다. 내가 배우지 않은 것, 배우지 않은 것이라면 우리학교에서 개설이 안되는 과목 일

것, 그렇다고 저학년용 기초 과목은 아닐 것. 배웠던 것이라거나 우리학교에서 개설되는 과목이라면 비싼 돈 내고 배울 가치가 없는 것으로 느껴

졌고. 너무 쉬운 과목이라면 혼자서 공부해도 될 것이니, 그런 과목은 일찍이 재껴 두었다.

생태학은 최근 생물학의 주류는 아니지만, 생물을 공부하기에 한 번 쯤은 들어보려고 싶은 과목이었다. 물론 우리학교에서도 생태학이라는

과목이 계설되지만, 넓은 생태학 분야를 총체적으로 넓고 얕게 배우는 것이기에, 동물의 행동을 관찰, 실험, 분석 및 동물의 행동과 진화와의 관계

등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행동생태학은 충분히 들을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강의는 우리학교로 치면 캘큘러스를 강의하는 정통연의 강의실 만한 곳에서 약 100인의 미국청년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다. 드디어 첫

시간! 바람처럼 귀로 들어오려다 스쳐지나가버리는 영어 강의에 좌절했으나, 처음이니 그러려니 하면서 한편으로는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음악에 빗대어 말하자면, 느린 락음악을 들으면 가사가 잘 들린다고 생각했던 청자더라도, 힙합이 나오면 어쩔 줄 몰라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코맹맹이 목소리를 가지고 있던 교수님은, 그것도 모자라 2시간 강의 동안 쉴새 없이 랩을 하셨다. 특히 일상 영어가 아닌, 대부분 낯선

전문용어가 나오기에 특히 알아듯기 어려웠다. 2주가 지나도 나의 귀는 여전히 열리지 않고 중간고사를 보게 되었다. (겨우 5주이지만, 중간 기말

고사가 모두 존재한다.) 결국 중간고사 전 몇 일 동안, 벼락치기를 하기로 계획하고, 매일 도서관을 출입하며 열심히 책을 읽고, 결국 중간고사

87점이라는 경이로운 점수를 받았다. (100점이 만점 이었다.) 이렇게 시험 결과를 보고, 별거아니네, 라고 자만을 하고 2주뒤 기말고사도

같은 자습 전략으로 임하려 했으나, 의외의 사태가 벌어졌다. 교수님은 중간고사 이후로 수업의 반 정도만 교과서를 커버하고, 나머지 반은 교재

밖의 내용을 다루셨다. 자습을 하긴 하였으나, 200점 만점에 120점. 이런 식으로 5주간의 행동생태학 수업은 끝이 났다. 물론 성적을

확인하자 8학기를 통털어 가장 안좋은 학점이라는 사실에 속상하긴 했지만, 수업내용 자체는 재밌었다.

우리가 우연히 지나치는 그냥 당연하다라고 여기는 동물들의 행동을 공부하는 행동생태학이라는 분야는 분명히 재미있었다. 예로, 바닷가에서

새가 조개를 주워서 바닥에 떨어뜨려 깨어 먹는 데, 새가 얼마나 큰 조개를 사냥하며, 몇 번을 어떤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가를 분석한 결과 새가

선택하는 행동은 조개를 먹는 데 들이는 에너지 양은 최소화 하면서, 최대의 에너지를 섭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 마더네이쳐. 교과서를

읽을 때마다 느껴지던 자연과학이지만 사회과학서를 읽는 듯한 즐거움.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역시나 가슴이 아프다.

New Friends. 주거 및 학교 시설은 이미 다른 학우들이 잘 설명하였으므로, 이제 여가생활에 대하여 말해보자. 처음엔

UCSD에서 생활하며 백인들과 많은 교류를 할 줄 알았지만, 백인들과는 거의 교류할 틈이 없었다. 100명이 넘는 대형강의에서는 발표수업,

그룹토론 등의 시간이 없어 특히 어울릴 만한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일본 대만 홍콩 등지에서 써머세션을 온 학생들과는 어울릴 시간들이 많았고,

미국태생인 동양인들과는 쉽게 어울릴 수 있었다. 한국인은 거의 만나지 못했다. Session II의 경우는 수업이 끝나는 날이 9월 3일이라

한국 개강이 시작한 후 이기 때문에, II에는 한국학생이 거의 없다. 현지 학생보다는 써머세션 학생들과 어울릴 기회가 많은 것은 그들도

학습보다는 놀이를 더 하고 싶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무언가 통하는 것이 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리고 한국에서 영어든 수업이든 들으러

온 사람들과는 이따금 마주치긴 했지만, 일부러 어울리진 않았다. 특히 본인은 요코하마에서 온 6인의 남녀학생들과 친밀히 지낸 관계로, 영어도

영어지만 쓸데없는 일본어를 약간 익힐 수 있었다. 이들과 다른 사람들처럼 렌트를 하여 LA, 라스베거스 등을 돌아다녔다. 약 3주 전에

기계과에서 학술교류차원에서 동경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내가 온다고 그들은 다같이 동경까지 나와서 밤새도록 먹여주고 놀아주는 아주 친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Skate & Surf. 캘리포니아를 돌아다니면, 거리의 청년들이 빈번히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하우스메이트에게 물으니, “Oh, it’s CALI style!”이라고 대답을 했던게 기억 난다. 그의 말처럼 스케이트보드는

캘리포니아에서 매우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문물이다. 사실 샌디에고에 도착하던 첫 날 LA에서 기차가 3시간이나 연착하는 관계로 자정이 넘어

겨우겨우 아파트를 들어갔는데, 문을 열자마자 스케이트보드가 3개나 놓여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랬다. 그래서 그들이 엄청난 고수인가 보다 했더니,

이제 막 시작한 초보자였다. 한국에서 조금 배워놓은터라, 슬리퍼를 신고 그들 앞에서 알리를 해 주었더니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도착하자마자,

그곳에서 스케이트보드와 스케이트슈즈를 새로 사서 여러 친구들과 함께 탔었다. 캘리포니아에 온 이상, 써핑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학기 초반에

거기 친구들만 보면, 너 써핑하냐고 물어 보았다. 다행히 요코하마 친구들 중 한 명은 일본에서 자기가 타던 보드를 직접 가져올 정도로 써핑을

좋아했고, 옆 아파트에 사는 미국인 친구의 서핑보드를 공짜로 빌릴 수 있었던 탓에 몇 번이고 바다를 갈 수 있었다. 써핑보드에는 롱보드와

숏보드가 있는 데, 롱보드는 거의 3미터 가량 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대신 타는 맛이 너무 밋밋한 반면, 숏보드는 타긴 어렵지만 여러 배 더

재미있다고 한다. 내가 빌린보드는 숏보드라 타면서 짠 물도 많이 먹었지만, 정말 재미 있었다. 가끔씩 바다에 점프하는 돌고래도 볼 수 있다.

(곧 업데이트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