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교과목수강자]UCSD (2006-11-19)

2014.04.18 김보경 Summer Session
이번 여름 방학동안 UCSD에 5주간 summer session을 다녀왔습니다.

1. 출국 전

처음에는 어떤 학교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에는 동부 쪽에 있는 대학교를 생각했었는데 막상 대학교의

summer session 사이트를 들어가 보니 수업료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서 결국 캘리포니아 쪽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 학교

중에서는 생명과학으로 가장 유명한 대학중의 하나가 UCSD이고, UCLA나 버클리에 비해 기숙사 시설이 좋고 밥이 맛있다는(?) 소문에,

UCSD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대행사는 유학닷컴을 이용하였는데, 저를 맡으신 담당자분이 일을 처음 맡으신 분이라 그런지, 출국 하루 전날 겨우

수업료를 납부하였고 성적표를 신청할 때, 저는 letter grade로 신청하였는데 대행사에서 성적 처리를 letter grade가 아닌

S/U로 했다는 사실은 한국에 오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대행사를 선택하시든 간에, summer session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분이 일을 맡아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 과목 정보

사실 생명과학분야에서 유명한 학교라서 UCSD를 선택한 이유도 있지만, 모처럼의 방학에까지 전공과목을 듣고 싶지는 않았고, 그럴 거면

우리학교에서 개설하지 않는 과목을 듣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외국인들과 몇 마디라도 더 해 볼 수 있도록 수강 인원이 작은

클래스를 선택하였습니다.

처음에 가장 듣고 싶었던 수업은 Acting이었으나, 수강인원이 너무 빨리 차버려서 등록하지 못하였습니다. 등록되지 못해서 다시 지망한

것은 심리학 수업의 Happiness 강의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인기가 너무 좋은 수업이라 등록하지 못하였습니다. 혹시 다음에 UCSD를

지망하고, 위의 과목들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최대한 빨리 대행사를 통해 저 과목을 지망한다고 써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수강신청기간에 인터넷으로 알아본 바로는, Happiness강의가 가장 인기가 좋은 것 같았습니다. 이것은 매년 바뀔 수도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제가 선택한 과목은 Visual ART 에 속하는 drawing : representing the subject

(105A)라는 과목입니다. 이것저것 선택이 되지 않아서 선택한 것이지만 오히려 앞의 수업들이 듣지 못하게 되어 이 수업을 듣게 된 것이 더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는 과목이었습니다. 과목을 담당하는 교수님은 lowe Jean Phelps라는 분으로 키가 매우 크신 여자

교수님이셨습니다. 학생들이 아무리 그림을 못 그려 오더라도(?) 항상 웃으시며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개개인 그림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찾아내는 분이셨습니다. 수강생들은 10명~20명 사이 정도였습니다. 대부분 UCSD 재학생이 많았고, 반 안에서는 유럽 계통의 사람이 가장

많았으며, 한국인도 2명 있었습니다. 전공자가 40% 정도 되는 것 같았고, 저처럼 재미가 있을 것 같아서 신청한 사람도 절반정도는 되는 것

같았습니다. 미술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전공 필수 과목이지만 기초적인 과정에 해당하는 수업이라서 전공자가 아니라도 해도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은 화, 수, 목 3일 동안만 진행되고, 대신 매일매일 숙제가 나옵니다. 5주간의 수업을 다 들으면 4절지 스케치북을 2권 이상

쓰게 됩니다. 매일 숙제가 나오긴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이 수업만 수강하였고 여유 시간이 많아서 로드가 그리 크지는 않았습니다. 수업시간

전에는 수강생들의 숙제를 일렬로 쭉 붙여놓고 거기에 대해서 어떤 점이 좋다, 어떤 점이 부족하다와 같은 discussion time을 가지며,

수업시간이 끝나고 난 뒤에는 수업시간동안 그린 그림에 대해서 역시 동일하게 일렬로 쭉 붙여 놓은 다음,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에

대한 discussion time을 가집니다.

재료는 주로 charcoal이라고 부르는, 목탄 비슷한 것을 사용하고 수업 후반부에는 ink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수업의 초기에는

charcoal의 사용법을 익히고 주로 정물화를 그리며, 이후에는 인물화를 그리는데, 수강생들이 각자 돌아가면서 모델 역할을 하여 서로의 얼굴을

그려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5주 중 1주 수업은 정말로 전문적인 모델(!)이 오기도 합니다. 이후 1주일 정도는 수업 시작 시간에 나가서 마치기

30분 전까지, 약 2시간 반 가량 UCSD의 어딘가에 가서 풍경화를 그려오는 수업도 합니다. Price center라고 하는 우리 학교의

학생회관과 비슷한 곳에서 스케치북 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주위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기도 하고 말 걸어서 제 그림에 대한 comment를

달아주기도 하였는데, 수업시간마다 모두 재미있는 경험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Final project로 고전과 현재가 융합된, 잘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다소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그림을 그리는 것(가령, 나이키 모자를 쓰고 있는 모나리자 같은 것)이 주제였는데, 꽤 시간이

걸리는 그림이긴 하지만, 교수님께서 수업 시간에 계속 comment를 해 주시기 때문에 다들 잘 해내는 것

같았습니다.

3. 학교 생활

Summer session이 끝나고 나서 서부 지역을 여행하였는데, Sandiego는 LA나 샌프란시스코보다는 훨씬 안전한 곳입니다.

학교 근처에 있는 라호야 마을은 부자들이 사는 동네라 치안이 좋고 별로 부랑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숙사 시설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한 집에

방이 3개 있고, 2개의 방은 1인 1실이고, 1개의 방은 2인 1실로 총 4명이 한 집에 같이 살아가게 됩니다. 한 집에는 부엌과 거실,

샤워실 등이 있는데 그것은 공동으로 사용합니다. 기숙사 시설이 너무 안락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기숙사 사람들끼리 친해지면 재미있는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옆방에 사는 중국인과 제 룸메이트끼리 집에 있다가 갑자기 너무 덥다는 생각이 들면, 돌연 학교 내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하기도

했고, 수다를 떨며 놀기도 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저는 룸메이트가 카이스트에 다니는 한국인이 걸렸습니다. 사실 영어를 억지로라도 쓰기 위해서라도 룸메이트가 한국인이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막상 기숙사를 배정받고 나니까 한국인이더군요. 혹시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이 있다면, 처음에 UCSD에

수업을 신청하고 기숙사를 신청할 때 룸메이트에 대해서 특별히 바라는 점을 기입하는 란에, 한국인이 아닌 사람과 함께 쓰고 싶다고 적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별한 말을 하지 않으면, 학교 측에서 일부러 배려를 해주어 같은 국적의 사람 혹은, 같은 인종의 사람들을 같은 집으로 배정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인 룸메이트가 걸려서 좋은 점도 많았습니다. 귀엽고 성격도 좋은 친구였고, 아무래도 서로 불편한 점이나 부탁을

하기도 쉬웠으니까요. 제가 듣는 수업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여 룸메이트도 수업을 바꾸어 같이 그림을 그리러 다녔습니다.

제가 가장 기대를 하고 갔던, 식사에 있어서도 만족할만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숙사비에 식비가 포함되어 있어서 meal card를

나누어 주고 그것으로 식사를 하게 되는 방식이며, 여러 가지 음식이 있고 골라서 먹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좋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먹다보면 조금씩 음식이 지겨워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서 그런지 조금 지겨워도 그냥 끝까지 잘 먹었습니다. 아침식사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따끈따끈한 와플에 생크림을 발라서 먹을 수 있는데, 기숙사비에 식비가 이미 다 포함된 것이 아까워서(?) 졸린 눈을

비비고 가서라도 아침을 기어이 먹고 돌아오곤 하였습니다.

학교 주변 경치는 매우 아름답습니다. 20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면 Salk institute가 나오고, 여기서 조금만 내려가면 바로

아름다운 해변가가 나옵니다. UCSD를 다니면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었냐고 물으신다면, 학교에서 걸어서 바다를 보러 갈 수 있다는 것을 제일

먼저 꼽을 것 같습니다. 더구나 별로 개발도 되지 않고 자연 환경이 유지되고 있는 곳이라서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우리 학교에 돌아와서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바다가 그냥 막연히 너무 보고 싶은 향수병(?)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샌디애고 주변에는 놀러 다닐 곳도 꽤 많습니다. 샌디애고

동물원은 미국에서도 꽤 알아주는 유명한 동물원이고 시설도 좋습니다. 씨월드라는 곳은 입장료가 다소 비싸긴 하지만, 귀여운 돌고래의 공연이나

웅장한 범고래들의 공연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학교에서 몇몇 activity를 제공하는데, 그 기회를 이용하여 디즈니랜드도 다녀왔습니다. 그

외에도 좋은 곳들이 많지만, 제가 가장 좋았던 곳은 마지막 날에 가 보았던 point loma라는 등대였습니다. 학교에서는 잘 몰랐지만, 우연히

UCSD로 가게 된 선배들이랑 친해져서 샌디애고 이 곳 저곳을 같이 돌아다녔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서 학교 내의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된 계기도

저에게는 소중한 일이 되었습니다.

사실 마음을 터놓을 정도로 친해지는 외국인 친구는 사귀기가 조금 어려웠습니다. 룸메이트가 한국인이기도 했고, 제가 성격이 소심한 탓도

있지만, 수업시간에 만나는 유럽 계통의 외국인 친구들은 수업시간에는 친하게 이야기 하다가도 수업시간이 끝나고 나면, 이후에는 다시 잘 보게 될

일이 없습니다. 집을 같이 사용하였던 중국인 친구와는 지금도 가끔 MSN으로 연락하기는 합니다만, 가끔 안부를 묻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는 여러분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만나게 된 라호야 마을에 사는 외로운 할머니를 만나서 오랜 얘기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summer session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려면 외국에 있는 동안 많이 돌아다니고 많이 부딪혀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에 비례해서 돈도 조금 많이 쓰게 되겠지만 외국까지 나가서 방에만 있는 것 보다는 많은 경험을 하고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선배들을 따라다니면서 이곳저곳을 많이 돌아다니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4. 기타

한번 미국에 가서 summer session만 끝내고 돌아오기는 약간 아쉬워서 서부 지역을 여행하고 왔습니다. session이 끝나는

날 비행기를 타고 시애틀로 이동해서 3일 정도 머문 후,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산타바바라, LA로 암트랙을 타고 내려와서 라스베가스를 잠깐

들린 후 LA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샌디애고에서 시애틀까지 거리는 상당하지만 캘리포니아 근처만 여행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애틀을 보지 못하고 왔다면 미국 여행이 매우 아쉬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생각해 보아도 매우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 일정을 미리 짜고 유스호스텔을 다 예약한 후에 일정대로 움직였지만, 암트랙은 지연이 심하고 심지어 미국 국내선

비행기도 지연이 심한 편이라 계획했던 것을 모두 [바른말 고운말을 사용합시다.]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서부지역을 주로 여행하고 왔지만, UC계열의 학교를 선택하여

서부에서 수업을 들어서 캘리포니아가 많이 익숙하게 되신다면, 동부 쪽으로 여행을 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여행을 하는

친구를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그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행기표도 여행사에 문의하면 그렇게 끊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방학 때 특별한 일정이 없으시다면, 꼭 한번쯤 summer session을 다녀오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실 몇 주간의 일정으로

영어 실력이 확연하게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에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다녀올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단 summer session을 떠나서 외국에 있게 되면 좋은 기회인만큼 방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많이 돌아다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PS. 제가 글 실력이 없어서 잘 표현하지 못한 것이 많고, 기억력도

나빠서 적지 못한 것들도 많은 것 같네요. 저는 작년에 혼자서 summer session을 결정하고 쓰게 되어서 막막한 점이 많았는데,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특히 UCSD에서의 생활이나 제가 들었던 과목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

nomatter@postech.ac.kr 보내주세요. 최대한 제가 아는 만큼은 친절하게 답변해 드릴께요.^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