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교과목수강자]UC 버클리 (학교생활, 수업)

2014.04.28 정현철 Summer Session
*등록 절차나 여행 경비, 기숙사 등의 문제는 많은 분들이 친절하고 상세하게 적어놓으셨습니다. 저는 제가 들은 수업과 2달간의 생활에 대해서만 쓰겠습니다.

 

수업

 

statistics dept. 에 있는 introduction to statistics and probability 라는 과목을 들었습니다. 4학점짜리 과목이며 수업 기간이 무려 8주나 됩니다. 우리대학에서는 수학과 과목 ‘확률과 통계’로 3학점 인정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교재는 우리대학에서 쓰는 책보다 훨씬 두껍지만 수준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는 것입니다.(우리대학 과목이 훨씬 어렵고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한 중간고사 즈음 되니 제가 고등학교 수1에서 배운 확률통계 수준까지 진도가 나갔더군요; 우리나라 고등학교 과정이 힘들기는 한가봅니다.

  수업듣는 버클리학생 중 많은 분들이 어려워합니다. 진도를 끝까지 나가면 고등학교 확률통계에 비해 얻을 수 있는 내용은 꽤 많지만, 여러분이확률통계를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으시다면 이 과목(introduction)을 별로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군요. 너무 쉽습니다. 아참, 다른 과목들은 모르겠지만 이 과목의 수업 방식은 특별히 눈에 띠는 점이 없었습니다. 평가 방식만 좀 톡특했는데 퀴즈를 4번, 중간 기말 이렇게 보더군요. 옵션 두 개가 주어지는데 하나는 퀴즈와 중간 기말 합산, 두번째는 중간 기말만 합산해서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더 좋은 성적을 택하지요.  (결국 퀴즈를 다 안들어가도 중간 기말만 잘 보면 전혀 문제 없다는 말입니다.) 어떤 과목은 옵션 3까지 있어, 기말 성적만 취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질문을 꽤 많이 하는데, 주로 수업 내용 이해와 관련해서 하는 질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수업과 함께 체육과목으로 ‘골프’를 수강했습니다. 한국인 교수님이 가르쳐주셨는데 인원도 적당하고 골프를 칠 수 있는 공간도 넓어 괜찮았습니다. 체육과목은 꽤 편하게 들을 수 있으므로(그렇지만 출석은 정말 중요합니다!)   전공과목 한두개와 함께 체육과목 하나쯤 들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학교생활 3인실을 신청했는데, 다른 룸메이트 2명이 모두 카이스트에서 온 애들이더군요; 한국 분들과 같은 방을 쓰는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저와 같은 경우가 의외로 꽤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main library에서 책을 빌려 책읽는데 시간을 꽤 보냈습니다.

 

 도서관에 가 보니 장서량이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 많더군요. 도서관 안에는 소설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학교를 연상케 하는 공간이 있어, 아늑하고 분위기 있는 곳에서 책, 저널, 신문 등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소파에서 발을 뻗고 자는 사람들도 간혹 보이더군요.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려면 리셉션에서 신청해야 하는데 절차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꼭 들르셔서 미국 최고의 주립대학의 도서관이 어떤 곳인지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만한 장소가 우리 대학처럼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방이 3인실이라고 해도 우리학교 기숙사보다 공간이 작습니다. 이런 곳에서 더구나 세 명 모두 있을 때 공부하기는 힘들겠지요? 도서관도 24시간 개방이 아니고, 거리가 레지던스 홀에서 꽤나 멀어 밤에 가는 것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군요.

 

 레지던스 홀 기숙사에 층마다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방학이라 그런지는 잘 몰라도 여러 학생들이 모여 담화를 자주 나눕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는 레지던스 홀 지하에 있는 컨퍼런스 룸을 자주 이용했는데, 괜찮기는 하지만 행사 때문에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처음엔 책을 주로 읽다가 이건 좀 아니다; 싶어 여러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른 분들 글에서도 아실 수 있겠지만, 버클리에는 한국인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주로 연세대, 이화여대, 카이스트, 서울대에서 많이 오신 것 같은데 이런 분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외국인 분들과 말을 트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같이 간 친구와 방을 쓰는 외국인과 친해지는 방법이 가장 쉬운 것 같군요. 특히 레지던스 홀 학생들은 모두 크로스로드라는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여 빨리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숙사에 있는 휴게실? 공부방? 에 가면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는데, 저는 여기에 자주 가면서 같은 층에 사는 분들을 한명 두명 알아나갔습니다. 학생들이 기숙사에 있을 때에는 이곳에 자주 오기 때문에 이들과 친해지는 일도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더군요.

 

 서양사람들은 흔히 개인주의가 무척이나 강하다고 들어 친해지는 것이 쉽지 않을 줄 알았는데, 여러분이 가셔서 느껴보시면 알겠지만 오히려 그들이 사람과 사귀는데 매우 적극적이라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본 미국사람들은 길거리에서 살짝 스치거나, 본의 아니게 길을 막고 서있을 때조차도 상대방에게 미안하단 말을 건네는 분들이었습니다. 또한 길을 물어볼 때에도 방향만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실례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도 보았으며, 한번은 길가다 마주친 분들끼리 그 자리에 서서 10분 넘게 대화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중국인과 미국인이었습니다. 다인종, 이민 국가라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과 만나볼 수 있었던 점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한번은 인도 여자 분이 밤마다 인도 민속춤을 추고 있어서 관심을 보였더니 친절하게 설명해주며 저에게 여러 춤을 보여주더군요. 이렇게 한두 명 알아가서 나중엔 정말 미국에 왔구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영어를 쓸 일이 많았습니다

 

 . 학교 내에는 산책하기 좋은 곳도 많고, 기숙사 내에 포켓볼 대, 피아노 등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꽤 있어 새로 알게된 친구와 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았습니다. 저는 버클리에 있으면서 학교 밖으로 자주 나간 것도 아니고, 달리 특별한 활동을 한 것도 없지만 외국인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의 문화와 생활을 들을 수 있어 보람있었습니다. 버클리에서 또한 기억에 남는 점은 학교 안에 잔디밭이 여러 군데 넓게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스포츠활동을 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인조 잔디로 되어 있는 넓은 운동장도 있습니다.)  저는 럭비공을 사서 친구들과 시간날때 던지고 놀았는데, 단순히 공 던지는 것도 거기서 하면 꽤 재밌더군요; (럭비공 던지는 것은 약간의 기술이 필요해서 연습하다보면 어느새 빠져들게 됩니다)

 

 1학기 기말고사 끝나고 너무 정신없이 미국에 가게 되어 한편으론 좀 계획없이 살다온 것 같아 아쉬운 점도 있기는 합니다. 여러분은 학기 초부터 이를 준비해서 미국에 있을 때 더욱 많은 활동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훌륭한 계획을 세우고 가더라도 미국에 가서 자신이 있는 환경을 빨리 받아들이고, 거기에 자신을 내던지지 않으면 2달 가까이 되는 시간이 단순히 남들 다 한번 쯤 경험하는 ‘어학연수’, 또는 ‘미국 관광’이란 제목으로 자신의 일기장에 기록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리대학, 포항공대만이 주는 소중한 기회를 여러분께서 잘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카이스트는 200만원밖에 안줍니다)